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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문장

봄 바람난 년들 / 권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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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75회 작성일 23-02-18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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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바람난 년들 


                        권나현 


보소!

자네도 들었는가?

기어이 아랫말 매화년이 

바람이 났다네 


고추당초 보다  

매운 겨울살이를 

잘 견딘다 싶더만 

남녁에서 온 

수상한 바람넘이 

귓가에 속삭댕께

안 넘어갈 재주가 있당가? 


아이고~ 

말도 마소!

어디 매화년 뿐이것소

봄에 피는 꽃년들은 

모조리 궁딩이를 

들썩 대는디 


아랫말은 

난리가 났당께요

키만 삐쩡큰 목련부터

대그빡 피도 안마른 

제비꽃 년들 까정

난리도 아녀라 


워매 워매 ~

쩌그 

진달래 년 주딩이 좀보소?

삘겋게 루즈까정 칠했네

워째야 쓰까이~ 


참말로 

수상한 시절이여

여그 저그 온 천지가 

난리도 아니구만 


그려 ~

워쩔수 없제

잡는다고 되것어

말린다고 되것어

암만 고것이 

자연의 순리라고 안혀라 


보소 

시방 이라고 

있을때가 아니랑게

바람난 꽃년들

밴질밴질 한 

낮짝 이라도

귀경할라믄 


우리도 싸게 

나가 보드라고...


권나현 시인은 경북 영주 출생으로 2016년 한국문학정신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하여, 2017년에는 펜 타임즈 올해의 인물상을 받았으며, 2018년에는 들뫼 문학상을 수상하고, 한국문학정신 여성작가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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