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와 사색] 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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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 이덕규
조금만 참아라
다 와간다 좋아진다
이제 따뜻한 국물 같은 거
먹을 수 있다
멀리서 가까이로
개 짖는 소리 들리고
언뜻 사람들 두런거리는 소리도
지척에까지 가까워졌다가는
이내 다시
아득히 멀어졌다
어머니
누비 포대기 속에서
자다 깨다 자다 깨다
마흔아홉번째 겨울이 간다
『놈이었습니다』 (문학동네 2015)
솜이 아니라 이런저런 헝겊 조각들을 기워 만든 누비옷도 있습니다. 주로 고행을 하는 승려들의 차림이었습니다. 해지고 찢긴 곳마다 누덕누덕 기워 입을 수 있으니 실용성도 뛰어납니다. 솜이나 헝겊처럼 사람도 서로 맞닿아야 좋을 것입니다. 그렇게 함께 ‘따뜻한 국물 같은 거’ 마주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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