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나뭇가지의 삐걱대는 소리_아까시나무 24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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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시나무 245p)
헤르만 헤세는 말년에 자신의 정원만 잠깐씩 산책했다.
가지가 썩은 늙은 아까시나무 곁에서 그는 언제나 잠깐씩 쉬었고,
썩은 가지를 흔들어보며 그것이 아직 나무에 붙어있는 것에 안도했다.
죽음이 임박한 헤세에게 이 나뭇가지는 자신을 상징했다.
그는 다음과 같은 마지막 시를 남겼다.
부러진 나뭇가지의 삐걱대는 소리
쪼개지듯 부러진 나뭇가지,
벌써 몇 년째 매달려,
메마른 겨울 노래를 삐걱대고
잎도 없이, 껍질도 없이,
벌거벗고, 창백하게, 너무
긴 삶,
너무 긴 죽음에 피곤하다.
노래는 거칠고 질기게
고집스럽게 조용히 울린다.
한 해 여름을 더,
한 해 겨울을 더.
(헤세는 아무 말 없이 이 시를 아내 니논의 침대 협탁에 놓았다.
저녁에 이 시를 발견한 아내는 서둘러 남편에게 가서 말했다.
“당신의 시 중에서 가장 아름다워요!”
다음 날 아침에 니논은 헤르만 헤세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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