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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권 오월춘추 제39장 미인 서시(西施) (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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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6회 작성일 23-02-19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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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장 미인 서시(西施) (9)

 

궁노 부대 창설을 계기로 월()나라 군대는 부쩍 강해졌다.

범려의 계책대로라면 이제 남은 것은 오자서(伍子胥)를 부차 곁에서 몰아내는 일뿐이었다.

범려(范蠡)는 우선 서시(西施)를 최대한 이용하기로 했다.

부차에게 예물을 바친다는 명목으로 문종을 오()나라로 파견하여 비밀리에 지령을 내렸다.

- 오왕에게 오자서를 의심케 하라.

이 지령이 떨어진 후 서시(西施)는 틈나는 대로 오왕 부차에게 속삭였다.

"오자서(伍子胥) 장군이 반역을 일으킬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왕께서도 그 소문을 들으셨는지요?"

"오자서(伍子胥)가 고집이 세긴 하나 반역을 꾀할 사람은 아니다."

"그렇다면 다행입니다만, 신첩은 어쩐지 오자서 장군이 무섭기만 합니다."

"염려하지 마라. 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너만은 안전하게 보호하리라."

말은 이렇게 했지만 오왕 부차(夫差)의 마음속에는 은연중 오자서의 동태를 살피는 버릇이 생기게 되었다.

한편, 오자서(伍子胥)는 나름대로 월나라의 움직임을 염탐하고 있었다.

최근들어 부쩍 군사 훈련이 많아지고 있음을 알았다.

'역시 복수를 꾀하려는 것이 분명하다.'

그는 궁으로 달려가 부차에게 간()했다.

"신이 알아본 바에 의하면, 월왕 구천(句踐)은 요즘 밤낮없이 군사를 훈련시킨다고 합니다."

"월군(越軍)은 이제 부쩍 강해졌습니다. 만일 월나라가 우리나라로 쳐들어오면 왕께서는 어떻게 그들을 막으시렵니까? 다시 회계산에 우리 군사를 주둔케 하여 저들의 침공을 미연에 방지하십시오. 신의 말을 믿지 못하시겠거든 지금이라도 사자를 월()나라로 보내어 저들의 동태를 알아보십시오."

부차(夫差)는 오자서가 자꾸 간()하는 것이 귀찮았다.

그래서 대부 왕손웅(王孫雄)을 불러 명했다.

"그대가 가서 월나라 실정을 살피고 오라."

왕손웅은 월나라로 건너갔다.

월나라 재상 범려(范蠡)는 왕손웅이 무슨 일로 왔는가를 짐작했다.

그는 부하들에게 명하여 일절 군사 훈련을 중지시키고 씨름과 같은 놀이만 하게 했다. 왕손웅(王孫雄)은 몰래 월군의 동태를 살폈으나 한결같이 군기가 해이하고 노는 데만 열중하고 있는 것을 보고는 그들을 비웃었다.

그는 오성(吳城)으로 돌아와 부차에게 보고했다.

"()나라 군사들은 참으로 한심한 지경입니다. 장수라는 자들은 술독에 빠져 있고, 군졸들은 씨름 놀이에 열중하여 병기가 다 녹슬 지경입니다. 오자서(伍子胥)는 쓸데없는 일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부차(夫差)가 웃으며 대답했다.

"내가 그럴 줄 알았다. 요즘 오자서(伍子胥)가 하는 말은 하나도 맞는 것이 없다. 정녕 그는 늙었나보다."

그러고는 월()나라에 대해서는 조금도 걱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오자서에 대한 감시를 철저히 하였다.

그러할 때 오왕 부차에게 노()나라로부터 뜻밖의 제의가 들어왔다.

- 오왕께서는 어찌하여 제()나라를 쳐 천하 패권을 잡으려 하지 않으십니까?

부차(夫差)는 천하패권이라는 말에 귀가 번쩍 뜨였다.

그렇다면 어찌하여 노()나라는 느닷없이 오왕 부차에게 제나라를 치라고 권한 것일까.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내력이 있다.

제경공 사후 제()나라는 급격히 어지러워졌다.

더욱이 진걸의 아들 진상(陳常)이 정권을 잡고부터는 공실의 권위와 힘은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그나마 국서(國書)와 고무비(高無丕)가 진상의 독재를 견제할 뿐이었다.

진상(陳常)은 그런 국서와 고무비를 눈엣가시처럼 여겼다.

그는 두 일파를 제거하기 위해 제간공(齊簡公)을 꼬드겼다.

"지난날 노()나라는 오()나라와 합세하여 우리 나라를 친 적이 있습니다. 주공께서는 이제 그 원수를 갚으십시오."

제간공의 허락이 떨어지자 국서(國書)를 대장으로 삼고 고무비와 종누(宗樓)를 부장으로 삼아 노()나라로 쳐들어가게 했다. 전쟁터에서 죽기를 바라거나 전쟁에서 패하면 그 죄를 문책할 작정이었다.

국서(國書)와 고무비(高無丕)가 노나라를 치러 나가기 전 제간공(齊簡公)은 그들을 불러 엄명을 내렸다.

"나는 반드시 노()나라를 멸하고야 말겠소. 그대들은 노나라를 멸하지 않으면 돌아오지 마시오!"

이 해는 공자가 천하 역유(歷遊)에서 돌아온 해인 BC 484(오왕 부차 12, 월왕 구천 13)이었다.

공자(孔子)는 귀국 후 <시경> <서경> 저술에 전념하던 중 제()나라가 대대적인 침공을 시도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안색을 달리하며 제자들을 불러 물었다.

"()나라는 조상의 무덤이 있는 부모의 나라다. 이제 우리 나라가 위기에 놓이게 되었는데, 너희들은 어찌하여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인가. 누가 제()나라로 가 이 일을 해결하고 오겠느냐?"

서로 눈치를 보는 중에 자장(子張)과 자석(子石)이라는 제자가 자원했다.

"저희들이 가서 제나라 군사를 돌려놓고 오겠습니다."

공자(孔子)는 고개를 흔들었다.

"너희들은 이 일을 감당할 수 없다."

이번에는 자공(子貢)이 나서서 말했다.

"제가 가면 어떻겠습니까?"

그러자 공자(孔子)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자공(子貢)이라면 능히 이 일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자공은 위()나라 사람으로 이름을 단목사(端沐賜)라고 했다.

공자보다 31세 연하다.

그는 여러 제자 중 가장 변설(辯舌)이 능했다.

그것이 공자는 못마땅하여 주의를 주곤 했다. 그러면서도 그에 대한 기대가 적지는 않았다.

<사기> <중니제자열전 (仲尼弟子列傳)>에 보면 이런 일화가 있다.

한번은 공자가 자공에게 물었다.

- 너와 안회(顔回) 중 누가 더 낫다고 생각하느냐?

자공(子貢)이 대답했다.

- 제가 어찌 안회에 비교될 수 있겠습니까? 안회는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알고, 저는 하나를 들으면 겨우 둘을 알 뿐입니다.

공자(孔子)는 자공의 겸손함에 흡족했다.

몇 년 후 공자에게서 가르침을 받은 자공(子貢)이 이번에는 스승에게 물었다.

- 저는 어떤 사람입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 너는 그릇이다.

- 어떤 그릇입니까?

 

- 호련(瑚璉)이다.

호련이라 함은 종묘 제사에 쓰이는 귀한 그릇이다.

 

자공에 대한 공자의 기대가 어떠했는가를 단적으로 알 수 있는 일화다.

또 이런 일화도 전해온다.

어느때인가 진자금(陳子禽)이라는 사람이 물었다.

- 공자께서는 누구에게 배우셨습니까?

이에 자공(子貢)이 대답했다.

- 주문왕과 주무왕의 도()가 아직 땅에 떨어지지 않고 사람들에게 보존되어 있습니다. 현자(賢者)들은 그 중 중요한 것들을 기억하고 있으며, 어리석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작은 것 하나쯤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세상의 도()가 사람에게마다 다 있으니 어찌 어린애에게인들 배울 것이 없겠습니까. 우리 선생께서는 고정된 스승이 없습니다."

그의 변설과 재치가 얼마나 뛰어났는가를 말해주는 일화다.

공자(孔子)가 이번 노나라의 위기를 맞아 다른 제자를 제쳐두고 유독 자공(子貢)에게 일을 맡긴 것은 바로 그의 이러한 능력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었다.

 

39장 미인 서시(西施) (10)

 

며칠 후 자공(子貢)은 제나라 수도 임치로 갔다.

진상(陳常)은 공자의 제자인 자공이 왔다는 말에 빙그레 웃으며 중얼거렸다.

"자공이 임치로 온 것은 나를 설득하기 위해서로구나."

진상(陳常)은 자공을 자신의 집무실로 불러들였다.

엄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그대는 노나라를 위해 세객(說客)으로 오셨소이까?"

자공(子貢)이 태연하게 대답했다.

"재상께서는 틀리셨습니다. 저는 노()나라를 위해 온 것이 아니라 제()나라를 위해 왔습니다."

진상(陳常)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제나라를 위해 오다니, 그게 무슨 말이오?"

"본래 노나라는 치기 어려운 나라입니다. 그런데도 재상께서 노()나라를 치려 하시니, 저는 그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그대는 노나라를 치는 것이 어찌 어렵다고 말하는 게요?"

"우선 노()나라는 성벽이 낮고 성을 둘러싼 해자(垓字)는 얕으며, 임금은 어리석고 신하들은 위선적이어서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습니다. 또한 군사와 백성들은 싸우기를 겁내고 싫어하니, 이런 나라는 치기가 어렵습니다."

"재상께서 지난날의 일을 앙갚음할 생각이시라면 우리 노()나라보다 오()나라를 치는 게 나을 것입니다. 오나라로 말할 것 같으면, 우선 그 성이 튼튼하고 성지(城池)가 깊으며, 군사는 강하고 무기는 날카롭습니다. 또한 신하들도 용맹스럽고 지혜가 넘치니, 오나라야말로 무찌르기 쉬운 상대입니다."

진상(陳常)은 자공이 자신을 조롱한다고 생각했다.

버럭 화를 내며 소리쳤다.

"그대가 어렵다고 하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는 쉽고, 그대가 쉽다고 하는 것은 다름 사람에게는 어려운 일이오. 그대가 이렇듯 어지러운 말로 나를 현혹시키려는 까닭이 무엇이오? 그런 말을 하려거든 당장 돌아가시오."

그러나 자공(子貢)은 여전히 태연자약한 표정이었다.

"제가 사실대로 말하기를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좌우에 있는 사람들을 내보내십시오. 제가 재상에게만 그 뜻을 상세히 풀어드리겠습니다."

진상(陳常)은 궁금함을 어쩌지 못하여 좌우 사람을 밖으로 내보냈다.

방 안에는 두 사람만이 남았다.

자공(子貢)이 다시 입을 열었다.

"모름지기 나라 안에 근심이 있을 때엔 강한 적을 공격해야 하며, 나라 밖에 근심이 있을 땐 약한 자를 공격해야 합니다."

"제가 보건대 재상께서는 지금 나라 안의 일로 근심이 가득합니다. 다른 대신들을 제어하고 싶어도 그것이 마음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지요. 이럴 경우 국력이 약한 노()나라를 쳐 무찌르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노나라를 친 대신들이 모든 공로를 차지하고 재상께선 그들의 세력이 커지는 것만 구경해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다른 대신들은 입지가 강화되고, 재상은 오히려 위태로움에 처하게 되는 것입니다."

"............................!"

"그러나 이와 반대로 오()나라를 친다고 가정해보십시오. 모든 대신들은 강한 오나라를 무찌르기 위해 온 힘을 쏟아부을 것이요, 그러면 그들의 국내에서의 힘은 약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곧 재상의 독주를 의미하는 것이요, 큰 이득이 아닐 수 없습니다. , 이제 다시 생각해보십시오. 재상께서는 노()나라를 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오()나라를 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보십니까?"

자공의 말에 진상(陳常)은 지금까지의 자신의 생각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것이었나를 깨달았다.

그는 안색을 부드럽게 바꾸며 거듭 물었다.

"좋은 가르침이오. 그대의 말로 인해 나의 걱정이 일시에 씻어지는 듯합니다. 그런데 이미 우리 군대는 노()나라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갑자기 오()나라로 방향을 바꾸라고 하면 모든 대신들이 나를 의심할 터인데, 이 일을 어찌 처리하면 좋겠소?"

"그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재상께서는 일단 제()나라 군사를 문수가 일대에 주둔시키고 움직이지 않게 명하십시오. 그러면 저는 이 길로 오()나라로 가서 오왕에게 '제나라를 쳐서 노()나라를 구원해주십시오' 라고 요청하겠습니다. 오나라가 제나라를 치면 자연스럽게 군대를 돌릴 수 있으니, 누가 재상을 의심하겠습니까?"

진상(陳常)은 기뻐하며 국서에게 사람을 보내어 명했다.

- 세작의 보고에 의하면 오()나라 군대가 우리 국경 지역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하오. 장군은 문수가에 주둔하되 함부로 움직이지 말고 여차하면 남쪽으로 달려갈 채비를 갖추시오.

진상을 설득하는 데 성공한 자공(子貢)은 그 길로 남쪽 오()나라로 내려갔다.

오왕 부차에게 알현을 청한 후 말했다.

"()나라는 일찍부터 만승지국(萬乘之國)으로서 언제나 천하 패업에 대한 야욕을 불태워왔습니다. 지금 제나라가 노나라를 공격하는 것은 그 야욕을 이루기 위한 첫보입니다."

"제군(齊軍)은 노()나라를 무찌르고 나면 반드시 오()나라를 칠 것입니다. 이는 진실로 노나라나 오나라를 위해 불행한 일입니다. 왕께서는 어찌하여 그들의 수도가 비었을 때 군사를 몰아 쳐들어가지 않으십니까. 만승의 나라인 제나라를 쳐서 제, 노나라를 속국으로 거느리면, 오나라의 위세는 진()나라보다 더 커집니다. 왕께서는 천하 패권을 잡고 싶지 않으십니까?"

그렇지 않아도 북방을 노리고 있던 오왕 부차(夫差)는 자공의 권유를 듣자 귀가 솔깃했다. 그러면서도 어쩐지 선뜻 승낙하기가 께름칙했다.

자공의 변설에 속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일었던 것이다.

그는 슬며시 발을 뺐다.

"그대의 말이 옳소. 하지만 우리나라 남쪽에는 월()나라가 있소이다. 내가 일찍이 월왕을 회계산으로 몰아넣어 핍박한 적이 있는데, 듣자하니 그 일로 인해 월왕이 절치부심(切齒腐心)하며 내게 보복할 기회만을 기다리는 중이라 하오. 나는 먼저 월나라를 쳐 정벌한 후 그대의 계책에 따라 제()나라를 칠까 하오. 그때까지만 기다려주시오."

자공(子貢)은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안 됩니다. 그렇게 하면 오()나라는 천하 패업을 다툴 수 없습니다. 월나라는 약하고 제나라는 강합니다. 약한 월()나라를 쳐봤자 아무 이득이 없으며, 강한 제나라를 내버려두면 큰 불행이 닥칩니다."

"()나라가 월나라를 치는 사이 제()나라도 노나라를 쳐 북방을 도모하면 그때는 북쪽으로 나와봐야 아무 소용없습니다. 조그만 이익을 위해 커다란 손실을 감수하는 것은 지혜로운 사람이 취할 바가 아닙니다. 어찌 월나라와 제나라를 비교하십니까?"

"만일 왕께서 정히 월()나라가 근심이 되신다면 제가 월왕을 만나 월나라에서도 응원군을 보내도록 설득하겠습니다. 그리되면 월나라는 텅 비게 되고, 왕께서는 아무런 걱정없이 제()나라 정벌에 전념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자공의 말이야말로 부차(夫差)가 노리던 바가 아니던가.

그는 의자가 들썩거릴 정도로 기뻐하며 자공의 두 손을 잡았다.

"진실로 그렇게만 되면 내 그대와 함께 기쁨을 나누겠소!"

이렇게 해서 자공(子貢)은 또 남쪽 월()나라를 향해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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