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고영민(19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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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고영민(1968~ )
그리고 9월이 왔다
산구절초의 아홉 마디 위에 꽃이
사뿐히 얹혀져 있었다.
수로를 따라 물이 반짝이며
흘러간다
부질없는 짓이겠지만
누군지 모를 당신들 생각으로
꼬박 하루를 다 보냈다.
햇살 곳곳에 어제 없던
그들이 박혀 있었다
이맘때부터 왜 물은 깊어질까
산은 멀어지고 생각은 더 골똘해지고
돌의 맥박은 빨라질까
왕버들 아래 무심히 앉아
더 어두워지길 기다렸다.
이윽고 저녁이 와
내 손끝 검은 심지에 불을 붙이자
환하게 빛났다.
자꾸만
입안에 침이 고였다.
BGM: SOLVEIG'S 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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