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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칼 -구르몽(Remy de Gourmont, 1858∼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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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0회 작성일 24-06-1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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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칼 -구르몽(Remy de Gourmont, 1858∼1915)

너는 건초 냄새가 난다.
너는 짐승이 자고 간 돌 냄새가 난다.
너는 갓 타작한 밀 냄새가 난다
 너는 이른 아침의 구운 빵 냄새가 난다.
 너는 해 질 녘에 베어 들인 고사리와 왕골풀 냄새가 난다.
너는 호랑가시나무 냄새가 난다. 너는 보드라운 이끼 냄새가 난다.
너는 쐐기풀과 금작화 냄새가 난다.
너는 토끼풀 냄새가 난다. 젖 냄새가 난다.
너는 들판을 누비는 삶의 냄새가 난다.
너는 대지와 강물 냄새가 난다.
너는 뜨거운 사랑의 냄새가 난다. 불꽃 냄새가 난다.

○ 그도 미진하여 이 시는 마지막을 다시
‘시몬, 너의 머리칼 숲속에는/커다란 신비가 있다’고 적고 있다.
‘시몬’ 연작(1901) 가운데 ‘머리칼’의 일부다.
사랑만이 이 풍부하고 섬세한 감각의 축복을 가능하게 한다.
구르몽의 시 ‘낙엽’을 읽지 않고 사춘기를 지나온 이도 있을까. (김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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