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고양이_유병록(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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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고양이_유병록(1982~)
자, 걷자
밤의 일원이 된 걸 자축하는 의미로
까만 구두를 신고
정오의 세계를 경멸하는 표정으로
지붕 위를 걷자
불빛을 걷어차면서
빛이란 얼마나 오래된 생선인가
친절한 어둠은 질문이 없고
발자국은 남지 않을 테니
활보하자
밤의 일원이 된 걸 자책하는 의미로
까만 구두를 신고
이 세계를 조문하는 기분으로
(빛이란 상투성의 다른 이름이다.
빛 아래에서는 누구나 쓸데없이 질문하고 흔적을 남기려고 애쓴다.
이 세계에 대한 조문은 빛을 숭상하는 이 세계에 대한 조롱이다. 안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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