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춘천에서 -최승호(19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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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춘천에서 -최승호(1954~ )
찬 달빛 아래 기괴한 고목의 그림자는 매서운 바람에 부르르 떨고,
처마 밑 비어 있는 제비집엔 묵은 진흙들이 붙어 있을 뿐입니다.
북춘천의 벌판에서 커다란 번데기처럼 웅크리고 이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마른 손가락들은 그 어느 때보다,
나의 허물로부터 허물인 나까지 찢어놓을 기세니까요.
(겨울은 춥고 북춘천은 더 춥다.
황량한 벌판의 집은 텅 비어 벌판보다 더 황량하다.
거칠고 가없는 세상의 어느 인간이 고치 속 번데기 처지를 면할 수 있을까.
A Witchcra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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