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때는 그냥 살짝 가면 돼 -윤재철(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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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때는 그냥 살짝 가면 돼 -윤재철(1953~)
갈 때는 그냥 살짝 가면 돼
술값은 쟤들이 낼 거야
옆 자리 앉은 친구가 귀에 대고 소곤거린다
그때 나는 무슨 계시처럼
죽음을 떠올리고 빙긋이 웃는다
그래 죽을 때도 그러자
화장실 가는 것처럼 슬그머니
(…)
왁자지껄한 잡담 속을 치기배처럼
한 건 하고 흔적 없이 사라지면 돼
아무렴 외로워지는 거야
외로워지는 연습
술집을 빠져나와
낯선 사람들로 가득한 거리 걸으며
마음이 비로소 환해진다
■죽음은 남몰래 술자리를 뜨는 일과 같다. (이영광)
ABBA / I Do, I Do, I 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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