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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마음_김현승 (1913∼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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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90회 작성일 23-07-2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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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마음_김현승 (1913∼1975)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린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어린것들은 아버지의 나라다 아버지의 동포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아버지는 비록 영웅이 될 수도 있지만……

폭탄을 만드는 사람도
감옥을 지키던 사람도
술가게의 문을 닫는 사람도

집에 오면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의 때는 항상 씻김을 받는다.
어린것들이 간직한 그 깨끗한 피로……

◆아버지는 오욕과 술에 젖어 밤늦게 돌아오지만, 잠에 든 자식을 보면 세상만사 무슨 일이든 견딜 수 있을 것 같다.
시인의 말처럼 우리 아버지들은 이렇게 살아왔다.
이런 아버지를 좀 안아 드려야 할 것 같은 가을이다. (나민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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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마음_김현승 (1913∼1975) > S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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