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 떼 -서수찬(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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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떼 -서수찬(1963~)
해변에 갈매기 떼가
내려앉아 있다
사람이 다가오자
일제히 날아오른다
수많은 갈매기 떼가 서로
부딪칠 만도 한데
바닥에는 부딪쳐
떨어져 내린 갈매기가
한 마리도 없다
오밀조밀 틈도 없이 모여 있었는데
사람들이 보기에는
날개를 펼 공간조차 보이지 않았었는데
실상은 갈매기들은
옆 갈매기가 날개를 펼
공간을 몸에다
항상 숨기고 있었다
■세계 인구를 양팔 간격으로 세우는 데는 충청북도 정도의 땅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충청북도는 작은 땅이지만 인간은 그보다 더 작은 것이다.
그런데도 인간에게 세상은 어찌 이리 비좁을까. 거리를 두고도 부딪쳐 다치는 것이 우리 삶의 모습이다.
비워 두면 좋을 간격과 공간을 모질게 소유하려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영광)
Honey, 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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