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골문 -김명기(19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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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골문 -김명기(1969~ )
짧디 짧은 겨울 볕처럼
점점 안으로만 수그러드는 몸
나는 그 몸 깊숙한 뼈대에
아로새겨진 상형문자
한 생 다 지나 이슥해지도록
누란을 지탱하느라 피 마른 자리마다
폐허의 말들로 불멸을 새겼네
이제 기원조차 까마득해진
저 딱딱한 패각은
생의 통점들이 모두 닳아버려
한 마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멍에처럼 구부러진
엄마야 내 늙은 엄마야
■거북이 배딱지같이 앙상해진 어머니 뼈엔 피붙이들로 인한 사랑과 고통의 문자들이 새겨져 있다.
그 기억과 통증은 지금 모조리 자식의 살과 뼈에 옮겨 새겨지는 중이다. (이영광)
10 On and on and On.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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