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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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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8회 작성일 24-07-10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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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아리랑

오늘 갈지 낼 갈지 모루넌 시상
내가 심은 호박넌출 담장 넘어가네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아리랑 응응응 아라리가 났네

□진도 아리랑은 생명과 욕망의 리비도를 마음껏 발산한다. 정선 아리랑이 멜랑콜리의 노래라면 진도 아리랑은 '카르페 디엠(carpe diem·현재를 붙잡아라)'의 노래다. 겉으로는 욕망 예찬인 것 같아도 속으로는 소멸과 시간에 대한 슬픈 저항을 담는다. “서산에 지는 해는 지고 싶어서 지며/ 날 두고 가는 님은 가고 싶어서 가나” “세월아 네월아 오고 가지를 마라/ 아까운 이내 청춘 다 늙어 간다” 같이 시간에 대한 성찰과 시간에 맞서 쾌락을 탐하는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 또 “꽃 본 나비야 물 본 기러기 탐화봉접 아니냐/ 나비가 꽃을 보고서 그냥 갈 수 있나” “십오야 밝은 달은 구름 속에서 놀고/ 명기명창 화중선이는 장고 복판에 논다”와 같이 ‘오늘 놀아라’라는 대담한 열락의 태도를 보인다. “살다 보면 살아진다”가 아니라 ‘오늘 살아라’라는 빛의 명령이다. 헐버트의 말이 생각난다. 아리랑은 한국인에게 쌀과 같은 노래라고. <김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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