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 시인 온다 -김규동(1925~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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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 시인 온다 -김규동(1925~2011)
철없는 모더니스트 시절
명동에서
내 친구들이
새까만 얼굴의
천상병이 나타나면
야, 저기 거지 시인 하나 온다라고
우스갯소리 했지요
상대 나왔다는 친구가
뭐 저러냐
너 또 200원 줘라
그렇잖아도 너 알아보고
이쪽으로 오고 있다고 빈정댔지요
(...)
그때 천상병이를 거지 시인이라 놀려주던
친구들은 다 시인이 못 되고
천상병이는 시인으로 남게 되었군요
영원히
■공수래공수거란 말은 거지로 와서 거지로 살다 거지로 떠난다는 말도 된다.
그런데 빈손과 빈손 사이, 삶은 뭘 움켜쥐려는 다툼 투성이다.
I Wonder (Depar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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