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타 -김해자(19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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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타 -김해자(1961~ )
인천항에서 낯선 이 포구까지
오는 데 수십 일이 걸린 데다
그 사이 몸은 다 식고
손톱도 다 닳아졌으니
삼도천이나 건넜을까 몰라
구조된 것은 이름, 이름들뿐
네 누운 이곳에
네 목소리는 없구나
집에 가자 이제
집에 가자
□시인은 불면 꺼질 것처럼 힘없는 어미의 목소리로 수십 일 물에 들었다가 나온 아이를 달랜다. 숨결은 자취 없고 남은 몸은 많이 상했다. 내 눈앞의 내 자식은 대체 어디로 갔나. 아무것도 모르면서, 어머니는 아이에게 자꾸 부탁한다. 더운밥과 포근한 잠자리가 있는, 집에 가자. 집으로 가자…. 구조 없는 구조를 애타게 지켜보았을 뿐, 네 해 전 오늘 그 바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우리는 아직 잘 모른다. 알고 싶다. (이영광)
Winter 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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