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뺨검둥오리네 마을 -황규관(19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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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뺨검둥오리네 마을 -황규관(1968~ )
그들이 왔다
쇠오리도 섞여 왔다
물살이 처연해질 때
왜가리가 흰 구름 아래서
슬퍼지려 할 때 왔다
차가운 바람과 함께 왔다
바위의 고독이
단단해지기 전에
도시의 소음이
더 번성하기 전에 왔다
사람은 그만 떠나달라고 왔다
눈보라가 모든 걸 지우기 위한
시간이 왔다
이제 그들의 세상이 왔다
□사람이 너무나 먼저여서 사람은 좀 나중이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을 때가 있다. 지구 전체를 볼 때 그렇다. “그들”이 도착했다. 비워 둔 집에 돌아온 주인처럼 철새들은 와서, 집이 왜 이 모양이 됐냐고 나무라는 것 같다. 자연은 덜 고독해야 하고 문명은 이제 그만 번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흰뺨검둥오리들은 말한다. 공존공생은 지구 세입자들 모두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몰락과 파멸의 소음을 멈추라고. 여기는 우리 마을이라고. 시인이 그들을 대신해 말한다. (이영광)
Those Good Old Dre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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