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편지를 쓰는 밤2-박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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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편지를 쓰는 밤 박남준
(...)
편지를 써야겠다
세상의 모든 그리운 것들을 위하여
올겨울 길고 긴 편지를 써야겠다
내가 나에게 써야겠다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고
세상의 그리운 것들에게 떳떳할 수 있겠는가
뉘우침의 편지를 그리움의 편지를 쓰는 그 겨울밤
밤새 세상을 하얗게 눈은
흰 눈은 내릴 것이다 그 눈길 위에 첫발자국을 새기며 걸어
편지를 전하러 갈 것이다 그 발자국을 따라 그리운 것들이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달려올 것이다
『적막』 (창비 2005)
When All Is Said and D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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