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_마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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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시 ‘기적’은 문학과 지성사에서 2006년에 펴낸 『우리는 서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라는 시집의 첫 번째에 나온다.
‘하루의 모든 시작’은 당연한 것처럼 보이겠지만 기적인 거 맞다.
그 여명을 어쩔 수 없이 맞는 사람은 도시 청소부나 새벽 예불을 드리는 승려나 새벽 기도회를 드리는 수도승이나 기독교인들이다.
등산 하는 사람들도 종종 그런 장면을 맞고, 나도 원당에서 그런 장면을 간혹 목격한다.
‘마지막 별자리’는 친구나 가족이나 교우나 지인일 수 있다.
모두 다 잠시 이 세상에서 만나서 살다가 ‘또 보세’ 하고 여명에 희미해지는 별자리처럼 떠난다.
먼 훗날 우주 어딘가에서 흑암물질을 가로질러서 만날 수 있을까?
모든 게 어두운 심연으로 느껴지지만 아직은 우리가 ‘아침의 두 손’을 확인할 수 있다.
아직 살아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두 손은 예쁘다.
안개의 혼이 깨어나는 걸 볼 수 있고, 세상을 무지개로 볼 수 있는 저 시인은 외로우면서도 행복한 듯이 보인다.
새벽만이 아니라 하루가 마감되는 이 시간도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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