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사발-정호승(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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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사발-정호승(1950∼)
나는 묵사발이 된 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첫눈 내린 겨울산을 홀로 내려와
막걸리 한 잔에 도토리묵을 먹으며
묵사발이 되어 길바닥에 내동댕이쳐진 나를 사랑하기로 했다
묵사발이 있어야 묵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에 비로소
나를 묵사발로 만든 이에게 감사하기로 했다
(…)
내가 묵사발이 되었기 때문에 당신은 묵이 될 수 있었다
(…)
○ ‘묵사발’이란 말 속에는 어딘지 자유가 있고 해방감이 있어서 참 좋다.
‘묵사발’이란 말이 주는 해방감은 한번 망해본 자의 해방감이다.
‘다 괜찮다’며 으스러지게 껴안는 정신이자
‘이 모든 괴로움을 또다시!’라는
니체의 영겁회귀의 강력한 긍정의 정신이다. <김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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