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 꽃그늘 아래 피다 -곽효환(1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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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나무 꽃그늘 아래 피다 -곽효환(1967~)
여름의 끝에 붉게 매달린
남도 배롱나무 꽃엔 저항이 숨어 있다
녹음 가득한 숲에서
펑-펑-, 꽃망울을 터뜨리며
피고 지고 다시 피기를 일백 일
(…)
지난여름 타클라마칸 너머
오래된 황토빛 고원 마을에서 만난
목총을 든 신강-위구르 소녀의
표정 없는 얼굴
그 잔영이 오랫동안 떠 있다
(…)
뻥튀기처럼 붉게 더 붉게 세 번은 터뜨리는
꽃그늘 전설 피었다
(배롱나무, 강렬한 선홍색으로 탐스러운 꽃이 피는 키가 큰 꽃나무.
남 캘리포니아에 ‘자카란다’라는 보라색 꽃이 피는 키 큰 나무가 있는데
그 자카란다와 쌍벽을 이루는 우리의 붉은 꽃 배롱나무.
목백일홍 선홍색 꽃망울에 목총을 든
신강-위구르 소녀의 무표정한 얼굴이 포개지는 이 놀라운 이미지.
항상 총알을 준비하고 있는 소녀의 눈망울 같은 꽃송이에
평화의 아슬아슬함이 전기처럼 어려 있다. (김승희)
Hel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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