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이승훈(1942~ ) > S Note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S Note

어머니-이승훈(1942~ )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6회 작성일 24-07-03 10:44

본문



어머니-이승훈(1942~ )

겨울 저녁이면 어머니 생각이 난다 추운 저녁이면 돌아가신 어머니가 시골집 대문 앞에서 나를 기다릴 것만 같다 승훈이냐? 어두운 대문 앞에서 키가 작으신 어머니가 오바도 없이 가는귀가 먹은 어머니가 추운 골목에서 나를 기다릴 것만 같다 나는 기차를 타고 어머니 계신 마을로 내려간다 시작도 끝도 없다 시작과 끝은 모두 어머니다

('너라는 햇빛', 세계사, 2000)

크리스마스에 어머니가 생각난다면 철이 들었다는 거다. 늙었다는 거다. 나도 너도 없고, 시도 시적인 것도 없고, 시작도 끝도 없다며 줄곧 무의미시와 비대상시와 환상시를 써왔던 '아방가르드한' 시인에게도 어머니는 의미와 대상이 실재한다. 작고, 외투도 없고, 가는귀도 먹은 채 어둔 '시골집 대문 앞에서' 아직도 기다릴 것만 같은, 그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것은 없음의 가치 때문이다. 없고, 없고, 없다면 그 없음의 화신이 어머니다. 우리가 평생 겪는 없음의 숙주가 어머니고, 우리 삶의 모든 불화와 고통, 기쁨과 희망이 나를 있게 한 어머니로부터 비롯되기 때문이다. 어머니라는 존재가 없다면 이런 없음의 가치, 부재의 가치, 폐허의 가치조차도 없을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멸의 이름이 어머니다. 추운 겨울 저녁이면 '돌아가신' 어머니가 더 생각나는 이유다.


Hurt So Good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786건 3 페이지
S Note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586
답변글 Re: 우리의 삶 II_폴 엘뤼아르(1895~1952)
최고관리자 49 07-05
585
우리엄니_김춘성(1956~)
최고관리자 112 07-18
584
답변글 Re: 우리엄니_김춘성(1956~)
최고관리자 48 07-05
583
우는 손 -유홍준(1962~)
최고관리자 49 07-05
582
왕십리 가는 길-김영천
최고관리자 48 07-04
581
왕십리_박목월(1915~78)
최고관리자 105 07-17
580
완화삼(琓花衫)  -조지훈(1920~68)
최고관리자 49 07-04
579
완전범죄-김금용(1953~)
최고관리자 47 07-04
578
완생_윤효(1956∼ )
최고관리자 122 08-02
577
옥이_이병초(1963~)
최고관리자 111 07-17
576
오징어뼈-김명인
최고관리자 48 07-04
575
오손도손 귓속말로_임진수(1926∼2001)
최고관리자 113 07-29
574
오빠가 되고 싶다 -임보(1940~ )
최고관리자 48 07-04
573
오래된 물음-김광규
최고관리자 111 02-10
572
오래 침묵한 뒤에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1865~1939)
최고관리자 43 07-04
571
오늘처럼 -배영옥(1966~ )
최고관리자 52 07-04
570
옛집 마당에 꽃피다_김선태(1960~)
최고관리자 110 07-17
569
옛사랑 -심재휘(1963~ )
최고관리자 48 07-04
568
옛 엽서_조병화(1921~2003)
최고관리자 105 07-18
567
답변글 Re: 옛 엽서_조병화(1921~2003)
최고관리자 48 07-04
566
염소의 저녁  -안도현(1961~ )
최고관리자 48 07-04
565
염소야 -문태준(1970~ )
최고관리자 48 07-04
564
연자간 -백석(1912~96)
최고관리자 78 07-04
563
연인들-옥타비오 파스(1914~1998)
최고관리자 50 07-04
562
연리목-김진희(1957~ )
최고관리자 51 07-04
561
연년생-박준(1983~ )
최고관리자 44 07-03
560
여전히 반대말 놀이_김선우(1970~)
최고관리자 112 07-16
559
여유로운 시간-윌리엄 헨리 데이비스(1871~1940)
최고관리자 47 07-03
558
여백 -박철(1960~ )
최고관리자 51 07-03
557
여름밤_이준관(1949∼ )
최고관리자 50 07-03
556
여름 끝물 -문성해(1963~)
최고관리자 48 07-03
555
에프킬라를 뿌리며-황지우(1952~)
최고관리자 54 07-03
554
엄숙한 시간-라이너 마리아 릴케(1875~1926)
최고관리자 51 07-03
553
엄마와 곤란 - 박후기(1968~ )
최고관리자 43 07-03
552
엄마 걱정 -기형도(1960~89)
최고관리자 48 07-03
551
얼음호수-손세실리아
최고관리자 54 07-03
550
얼마나 좋은지_타데우시 루제비치(1921~2014)
최고관리자 113 07-18
549
답변글 Re: 얼마나 좋은지_타데우시 루제비치(1921~2014)
최고관리자 53 07-03
548
얼마나 오랫동안_최승자(1952~)
최고관리자 111 07-17
547
억새풀 -이윤학(1965~ )
최고관리자 49 07-03
열람중
어머니-이승훈(1942~ )
최고관리자 47 07-03
545
어머니_이우걸(1946~)
최고관리자 110 07-18
544
어머니_오세영(1942∼ )
최고관리자 113 07-29
543
어떤 사람  -신동집(1924~2003)
최고관리자 45 07-03
542
어떤 동거-임태진(1963~ )
최고관리자 47 07-03
541
어떤 나무의 말 -나희덕(1966~ )
최고관리자 34 07-02
540
어느 날 -김상옥 (1920-2004)
최고관리자 113 07-02
539
양파와 대파 -김형영(1945~ )
최고관리자 47 07-02
538
야간 통행 금지-폴 엘뤼아르(1895~1952)
최고관리자 44 07-02
537
앙코르와트 가는 길 - 이승철(1958~ )
최고관리자 47 07-01
536
앰뷸런스 -송재학(1955~)
최고관리자 57 07-01
535
알쏭달쏭 소녀백과사전-쇼핑백-이기인(1967~ )
최고관리자 58 07-01
534
알 수 없어요-한용운
최고관리자 56 07-01
533
알리칸테-자크 프레베르 (1900~1977)
최고관리자 60 07-01
532
안부_김초혜(1943∼)
최고관리자 305 08-02
531
안개 - c 샌드버그
최고관리자 135 02-10
530
아침을 위하여-박종현 (1939~)
최고관리자 53 07-01
529
아침 저녁으로 읽기 위하여-베르톨트 브레히트(1898~1956)
최고관리자 114 07-17
528
답변글 Re: 아침 저녁으로 읽기 위하여-베르톨트 브레히트(1898~1956)
최고관리자 58 07-01
527
아침 -문태준(1970~)
최고관리자 58 07-01
526
아버지의 마음_김현승 (1913∼1975)
최고관리자 129 07-29
525
아버지의 겨울 -임길택(1952~1997)
최고관리자 59 07-01
524
아버지 소식-최성대(崔成大·1691~1762)의 누이동생
최고관리자 56 06-30
523
아버지-신필영(1944∼ )
최고관리자 59 06-30
522
아무리 숨었어도-한혜영(1954~ )
최고관리자 56 06-30
521
아름다운 손_김영철(1961~)
최고관리자 125 07-17
520
아름다운 사람_헤르만 헤세(1877~1962)
최고관리자 125 07-18
519
아들에게_문정희(1947∼ )
최고관리자 88 06-30
518
아내_김광섭(1905∼1977)
최고관리자 129 08-01
517
씻은 듯이  -이상국(1946~)
최고관리자 56 06-30
516
싸늘한 이마_박용철
최고관리자 125 07-17
515
심해에 내리는 눈 -이수정(1974~ )
최고관리자 59 06-30
514
실패의 힘 - 천양희(1942~ )
최고관리자 56 06-30
513
답변글 Re: 실패의 힘 - 천양희(1942~ )
최고관리자 58 06-30
512
신체의 방 -유진목(1981~ )
최고관리자 56 06-30
511
신유년 겨울 -조영일(1944~ )
최고관리자 58 06-29
510
신부 입장 -신미나(1978~ )
최고관리자 58 06-29
509
시인 -화가 홍창룡에게 -이하석(1948~ )
최고관리자 59 06-29
508
시인 지렁이 씨 -김소연(1967~)
최고관리자 57 06-29
507
시의 시대 -이창기(1959~ )
최고관리자 56 06-29
506
시월에_문태준(1970∼ )
최고관리자 131 08-01
505
시위하는 경찰 -이대흠(1968~ )
최고관리자 58 06-29
504
시간이 사각사각 -최승자(1952~)
최고관리자 58 06-29
503
시 -허수경(1964~ )
최고관리자 58 06-29
502
슬픔은 자랑이 될 수 있다_박준(1983~)
최고관리자 117 07-18
501
슬픈 진화 -최승호(1954~ )
최고관리자 57 06-29
500
슬픈 편대- 정수자(1957~)
최고관리자 59 06-29
499
수화_배영옥(1966~)
최고관리자 130 07-18
498
답변글 Re: 수화_배영옥(1966~)
최고관리자 59 06-29
497
수척1_유병록(1982∼ )
최고관리자 128 07-29
496
송년(送年)_김규동(1925∼2011)
최고관리자 133 08-02
495
손을 부비며-세르게이 예세닌(1895~1925)
최고관리자 60 06-29
494
손등 - 고영민
최고관리자 128 02-10
493
객지에서_손곡 이달(1539~1612)
최고관리자 159 02-24
492
속수무책 -김경후(1971~ )
최고관리자 57 06-29
491
소주 한 병이 공짜_임희구(1965~)
최고관리자 117 07-18
490
소요유(逍遙遊)-장주(莊周 BC 369~ 286년 추정)
최고관리자 58 06-29
489
소연가 - 서정주
최고관리자 124 02-10
488
소반다듬이 -송수권(1940~2016)
최고관리자 60 06-29
487
소망_김광섭
최고관리자 134 07-18

검색

회원로그인

회원가입

사이트 정보

회사명 : 회사명 / 대표 : 대표자명
주소 : OO도 OO시 OO구 OO동 123-45
사업자 등록번호 : 123-45-67890
전화 : 02-123-4567 팩스 : 02-123-4568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제 OO구 - 123호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정보책임자명

  • 게시물이 없습니다.

접속자집계

오늘
501
어제
489
최대
1,156
전체
95,711
Copyright © 소유하신 도메인. All rights reserved.